저수지 둑 터지고 철도·도로 마비…물폭탄 맞은 중부지방

입력 : 2020-08-07
2일 오후 밤사이 많은 비가 내린 충북 충주시 산척면 농경지가 침수돼 있다. 연합뉴스

 

안성서 산사태로 1명 숨지고 1명 실종…충주 소방대원도 실종

이천·충주·음성서 주민 대피령, 충북선·태백선 열차도 멈춰

 

2일 새벽부터 시간당 30∼7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경기 남부와 충북 북부, 강원을 중심으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경기 안성 285.5㎜, 충북 단양(영천) 279㎜·제천 244㎜, 강원 영월 201.7㎜ 등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경기 안성에서는 산사태로 주택 한 채가 매몰돼 주민 1명이 사망했고, 충북 충주에서는 소방서 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돼 수색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날 낮까지 시간당 30∼50㎜의 강한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밤사이 많은 비가 내린 2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의 한 양계장이 산사태로 무너져 있다. 연합뉴스

 

◇산사태 등으로 1명 사망·2명 실종=오전 7시10분께 안성시일죽면의 한 양계장 건물과 주택이 토사에 매몰되면서 50대 주민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주민은 산사태 직후 집 밖으로 탈출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집 안에 함께 있던 이 주민의 아내와 딸 등 다른 가족 3명은 무사히 탈출했다.

오전 7시50분께 안성시 죽산면에서도 산사태가 나면서 주택이 매몰됐다. 이곳에 거주하는 70대 여성이 실종된 상황이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충북 충주시 산척면의 한 하천에서 피해 현장으로 출동하던 충주소방서 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송 모(29) 씨로 추정되는 이 대원은 하천물이 불자 차량에서 내려 주변을 살펴보다가 지반이 침하하면서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구조대를 보내 사고 지점과 하천을 따라 실종자를 찾고 있다.

이날 오전 2시께 강원 횡성군 강림면 월현리의 한 주택 일부가 토사 유출로 파손됐다.

이곳에서 잠을 자던 81세 할머니와 11세 손녀가 방에 갇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이들을 구조했다.
당시 이 주택에는 일가족 5명이 잠을 자고 있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저수지 범람에 대피령…고립 마을 속출=경기 이천에서는 이날 산양저수지 둑 일부가 무너지면서 광주와 수원의 주택들이 물에 잠겼다.

이천시는 오전 7시30분께 둑 붕괴 신고를 받고 인근에 사는 주민들을 모두 대피시켰다.

충북 충주시 엄정면에서는 폭우로 배수로가 역류하면서 원곡천 주변 주택 침수가 잇따랐다. 오전 5시20분께 80가구 주민 120여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충북 음성군 감곡면 주천저수지도 만수위에 도달했다. 음성군은 오전 8시께 저수지 인근 원당리와 주천리 350여가구, 700여명의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음성군 삼성면 양덕리의 지방하천인 성산천도 범람 위기에 놓이면서 양덕3리와 용성리 301가구 530여명의 주민도 대피했다.

또 음성군 감곡면 문촌리의 오갑천 둑 일부가 유실되면서 감곡·삼성면 등에서는 주택·과수원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충주시 산척면 명서리 인근 도로가 유실되면서 이곳 주민과 일부 야영객들이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

 

◇토사 유실·하천 범람에 도로·철길도 끊겨=이날 새벽 강원·충청 지역 등에 내린 집중호우로 철로에 토사가 유입되면서 오전 6시부터 충북선과 태백선 철도 전 구간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영동선 역시 현동∼분천역 간 선로에 토사가 쌓이면서 오전 8시께부터 일부 구간 열차 운행이 중단됐고, 중앙선 원주∼영주역 열차도 오전 9시30분께부터 다니지 못하고 있다.

오전 3시10분께 충주시 앙성면 지당리 중부내륙고속도로 양평 방향 중원터널 부근에서 토사가 유출됐고, 오전 5시27분께 중앙고속도로 부산 방향 제천휴게소 부근에서 토사가 유출돼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제천∼평택 고속도로 평택 방향 천등산 부근에서도 토사가 비탈면으로 흘러내려 오전 5시부터 차량 운행이 통제되고 있다.

오전 7시10분께 중부고속도로 충북 음성휴게소 부근의 비탈면 토사가 유실되면서 차량 운행이 양방향 모두 통제되고 있다.

비슷한 시간 중부고속도로 경기 안성 일죽IC 부근에서는 토사가 도로로 밀려들어 나무가 쓰면서 도로가 막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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