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내면에 의식 집중…에너지 막힌 곳 찾아 순환 촉진도

입력 : 2020-06-12
게티이미지뱅크

정신 건강을 위한 명상법 (4)부분내관법

초보자에 적합한 ‘신체 표면 살피기’

누워서 눈 감은 채 몸 이미지 상상 구체적으로 떠오를 때까지 되풀이

정수리부터 발가락까지 의식 이동
 


몸과 마음을 이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 개인공간만 있다면 언제든지 수행해볼 수 있는 이완법이 부분내관법(Body Scanning)이다. 내관(內觀)이란 자신의 심리상태나 정신의 움직임을 내면적으로 관찰하는 일을 말한다. 부분내관법은 특히 불면증이 있을 때, 긴장이 심할 때, 지치고 힘들 때, 통증이 심할 때, 마음의 생동감이 없어졌을 때 심신을 치유하고 활력을 회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마음은 대상을 아는 기능을 한다’고 했는데 부분내관법 역시 이러한 명상의 기제를 이용한다. 우리는 평소 자신의 몸을 섬세하게 느끼지 못한 채 생활한다. 자신이 어떤 자세를 취하고 표정을 짓고 몸짓을 하며 호흡을 하는지 등을 잘 알지 못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몸이 아프고 나서야 우리는 그동안 몸을 보살피지 않았음을 인지하고 몸을 돌보기 시작한다.

부분내관법은 의식이 고요한 상태에서 마음으로 신체 각 부위를 집중해 느껴봄으로써 몸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불필요한 긴장을 내려놓는 명상법이다. 이를 통해 자신이 평소 어떻게 생활해왔고 몸을 어떻게 다뤄왔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즉시 효과 느끼는 신체 표면 내관법

부분내관법은 3단계로 구성돼 있다. 여기서는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수련할 수 있고 즉시 효과를 경험해볼 수 있는 1단계를 배워보기로 하자. 부분내관법 1단계는 신체 표면의 각 부위를 내관한다.

먼저 제시된 이미지 ①을 본다. 자신이 이미지 ①과 같이 누워 있다고 상상한다. 눈을 감고 위 이미지가 떠오르는지 본다. 상상이 잘되지 않으면 직접 이미지 ①과 같이 누워 느낌을 살려본다. 처음에는 이미지가 명확히 떠오르지 않거나 흑백으로 떠오를 것이다. 그럴 때는 다시 눈을 떠 이미지를 보고 다시 눈을 감은 뒤 이미지를 떠올린다. 이미지가 좀더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떠오를 때까지 반복한다.

다음은 이미지 ②와 같이 화살표 방향을 따라 머리에서부터 손가락·발가락을 향해 마음의 눈으로 시선을 이동하며 신체부위들을 마음속 이미지로 각인시킨다. 눈을 감고 이미지 ②가 떠오르는지 본다. 명확하게 구체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으면 이미지 ①을 떠올리는 방법과 같이 수차례 반복한다.

어느 정도 명확한 이미지가 떠오르면 그 이미지를 자신의 몸으로 바꾼다. 다시 자신의 몸 위에서 화살표 방향으로 머리에서 손끝과 발끝을 향해 의식을 이동하면서 신체부위들이 떠오르는지 느껴본다. 의식을 이동하며 신체부위들을 떠올리고 마음속으로 해당 신체부위의 이름을 불러보고 해당 신체부위를 만진다고 상상한다.

의식을 이동하는 순서는 아래와 같다.



정수리 → 이마 → 눈썹 → 눈 → 코 → 귀 → 입 → 턱 → 목 → 가슴 → 어깨 → 팔꿈치 → 손목 → 손바닥 → 손가락 → 가슴 → 명치 → 배 → 골반 → 허벅지 → 무릎 → 정강이 → 발목 → 발등 → 발가락



신체부위들을 내관하는 과정에서 어떤 사람은 각 신체부위가 다른 색깔로 보이기도 하고, 더 밝거나 어둡게 느껴지기도 하고, 더 가볍거나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고, 더 차갑거나 따뜻하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또 어떤 신체부위를 내관할 때는 통증이나 형언하기 어려운 혼란스러운 감정이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러한 경험들은 모두 개인별 감각 기능과 민감도 차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어떤 경험이라도 그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가치중립적으로 보면 된다. 그 어떤 느낌도 그러하다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긴장이 풀린다.



마음 집중하면 자연스레 치유

이렇게 수차례 반복하다보면 에너지 순환이 안되는 신체부위를 발견하게 되고, 그 부위에 마음을 집중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치유가 되기도 한다. 또 특정 신체부위와 연관된 감정이나 생각을 알게 되는 때도 있다. 사람의 몸은 물리적 집합체로서 구조를 이루고 생리적 기능을 수행하지만, 더불어 정신적으로 경험한 모든 것들을 저장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느낌이나 인식은 결국 몸상태나 마음상태를 반영한다. 따라서 100%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밝고 가볍고 따뜻한 느낌이 들수록 심신이 긍정적인 상태일 가능성이 크고, 무겁고 차갑고 어두운 느낌이 들수록 부정적인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꼭 명상을 하지 않더라도 경험을 통해서 위에 언급한 느낌이나 인식 중 어떤 쪽이 편안한 느낌이 드는지, 어떤 느낌이나 인식을 지향해야 하는지는 누구라도 느낄 것이다.

부분내관법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마음이 집중되는 곳에는 혈액과 에너지 순환이 촉진된다. 이에 따라 긴장도 풀리고 몸도 더 따뜻해지는 등 전체적인 컨디션이 호전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권수련<아힘사요가&명상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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