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바로 여기!] 깨어난 질주 본능…산길도 물길도 거침없다

입력 : 2019-11-22

[주말엔, 바로 여기!] 경기 가평 산악용 사륜바이크 체험

울퉁불퉁 자갈길부터 냇가까지 탁 트인 곳서 느끼는 속도 ‘짜릿’

코스 다양…누구나 즐길 수 있어

자라섬 내 나인포레스트 이화원 사방서 춤추는 나비 관찰 가능

방문객들, 색다른 체험하기 딱



경사진 언덕도, 울퉁불퉁 자갈길도, 하천 물길도 거침없이 내달릴 수 있다면, 생각만 해도 짜릿하지 않은가. 이 짜릿함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이 ATV(산악용 사륜바이크) 체험이다. 골목길 구석구석까지 잘 정비된 도심에서는 맛볼 수 없는, 야생을 질주하는 쾌감을 만끽할 수 있는 액티비티(Activity)가 그것이다.



산 많고 물 많은 우리나라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것이 ATV다. 실제로 전국 어디서나 ATV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그중 경기 가평을 찾은 이유는 ATV 체험 전용 코스를 개발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있어서다. 대부분의 ATV 체험프로그램이 일반 도로가 포함된 코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색다른 곳이다. 일반 차량과 함께 달리는 구간이 없기 때문에 안전할 뿐 아니라 코스 내내 산과 물 등의 자연을 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산길도 물길도 거침없이 달리는 짜릿함

체험프로그램은 초보자용 베이직(Basic) 코스부터 숙련자들만 갈 수 있는 익스트림(Extreme) 코스까지 난이도에 따라 다섯가지로 세분돼 있었다. ATV를 타본 경험이 없는 사람은 무조건 초보자용 코스를 타야 했다. ATV 조작법이 일반 자동차와는 약간 다른 데다 험한 지형을 달리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서는 무조건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일반 자동차의 무사고 운전 20년 경력도 여기서는 다 소용없다.

거대한 바퀴 네개를 단 ATV에 오르자 브레이크와 가속기 작동법, 몇가지 주의사항을 알려준다. 안전교육이 끝나자 드디어 출발이다. 먼저 체험장 앞마당의 평지를 돌며 ATV에 익숙해지는 시간이다. 가속기를 누르자 ‘붕’ 하고 튀어나갈 듯 빨라지는 속도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사방이 완전 개방된 바이크라 몸으로 느껴지는 속도감이 일반 자동차와는 비교도 안된다. 재빨리 브레이크 손잡이를 잡아 속도를 늦춘다. U자형 커브에서는 몸만 한쪽으로 쏠리는 바람에 ATV가 코스 바깥쪽으로 밀려나가버렸다. 일반 자동차처럼 살짝 핸들을 돌리는 것만으로는 바퀴의 방향이 충분히 바뀌지 않는다. 팔에 힘을 잔뜩 주고 핸들을 힘껏 돌려야 안정적으로 커브를 돌 수 있단다.

두어바퀴 돌고 나자 제법 익숙해진다. 이제 진짜 출발이다. 체험장 뒤쪽의 야트막한 산으로 향한다. 덜덜거리며 조심스럽게 오르막을 오르니 이번엔 내리막. 브레이크 손잡이를 꽉 쥐고 기어가듯 내려온다. 오르고 내리기를 두세번 반복하고 나니 제법 익숙해지고 요령도 생긴다. 속도를 내서 오르고 내리고, 길 한가운데 주먹만 한 돌이 버티고 있어도 가뿐히 타고 넘어가며 산길을 달린다. 어떤 길을 만나도 멈출 필요가 없다는 데서 오는 쾌감이 심장에 찌릿하게 박힌다. 여유가 생기니 그제야 노랗고 빨갛게 익은 나뭇잎들이 눈에 들어온다. 가을 단풍을 즐기기에 ATV 체험만 한 것이 또 없다는 걸 이전에는 왜 몰랐을까.

산을 내려오자 이번에는 냇물이다. 자갈길을 지나 물속으로 직진. ‘돌돌돌’ 바퀴에 밟히는 자갈 소리와 ‘쏴아쏴아’ 갈라지는 물소리에 마음마저 들뜬다. 거침없이 자갈밭을 지나 물속으로, 다시 자갈밭으로 한참을 돌고서야 엔진을 멈춘다. 초보자용 코스가 이 정도라면 35도 경사지와 자작나무 숲속을 달린다는 익스트림 코스를 달리는 맛은 어떨지, 조만간 꼭 다시 와서 확인해보고 싶어진다.

 

가평 이화원 나비생태관의 나비


나비와 함께하는 환상의 세계

갈 곳도 볼 것도 많은 곳이 가평이다. 그중에서도 다른 곳에서는 찾기 힘든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면 가평읍 자라섬 안에 있는 나인포레스트(NINEFOREST) 이화원을 찾아가 보자.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9개의 각각 다른 테마를 가진 온실 정원으로 이뤄져 있는 일종의 식물원이다. ‘유자숲’ ‘대나무숲’ 등 익숙한 나무숲부터 ‘커피숲’ ‘비파숲’ ‘올리브숲’ 등 이국적인 나무숲까지 다양하게 준비돼 차례로 돌아보는 재미가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나비생태관. 말 그대로 나비들이 살아 움직이는 곳이다. 온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처음에는 열대식물들로 가득한 일반 온실처럼 보인다. 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눈앞으로 팔랑팔랑 나비가 지나간다. 제대로 본 건가 싶어 나비를 쫓아 눈을 돌리니 여기서도 저기서도, 사방에서 나비들이 춤추고 있다. 눈 둘 곳을 몰라 우왕좌왕하는 동안 한 놈은 등 뒤에서 솟구쳐 올라오고 다른 놈은 머리 위로 날아가고 또 어떤 놈은 손끝에서 맴돈다. 하얀 몸뚱이에 검은색 무늬가 새겨진 놈, 주황색 바탕에 검은색 띠가 둘러진 놈, 까만색 몸을 가진 놈, 날개가 이중으로 된 놈 등등 모양과 색깔이 제각각이다. 이렇게 살아 있는 많은 나비를 본 적이 있던가. 자꾸만 옅어지는 현실감 때문에 마치 잘 만들어진 사이버공간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나비가 만드는 환상의 세계에서 빠져나왔다면 캠핑장 쪽으로 가보자. 가을을 맞아 울긋불긋한 색으로 갈아입은 나무들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서 있는 그곳은 바쁜 마음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가기에 딱 좋은 곳이다. 꼭 캠핑을 하지 않더라도 차 한잔 앞에 두고 망중한을 즐겨보기를 권한다.

가평=이상희, 사진=김덕영 기자

촬영협조=가평역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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