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강원 평창] 알프스 하이디처럼, 목장에서 뛰놀자

입력 : 2020-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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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목장에선 젖소 등을 방목해서 키운다.

[여기 대한민국 맞아?] 강원 평창 ‘하늘목장’

알프스 목장 벤치마킹해 조성

면양 등 방목…목가적 풍경 황홀 이색 동물에 건초주기 체험 눈길
 

구름과 맞닿은 푸른 초원 위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흰 양떼들. 한국의 울창한 여름 숲이 만들어내는 짙은 녹음이 아닌, 땅바닥에 낮게 깔린 이국적인 초지도 생경하거니와 통통하게 털이 오른 면양이 내는 ‘메에에’ 울음소리도 귀에 설다. 알프스의 명랑소녀 하이디가 ‘까르르’ 웃는 환청이 들린 것도 같아 갸우뚱해 하다가 지금 발 딛은 땅의 행정구역명을 새삼스레 확인해보게 되는 이곳,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꽃밭양지길 458-2’ 분명 대한민국이 맞다.

여의도 네배의 면적을 자랑하는 하늘목장은 알프스의 목장을 벤치마킹해 1974년 조성된 기업형 목장이다. 면양과 젖소·염소 등이 방목돼 있고 말과 포니도 느긋하게 초지 위를 산책하는 관광체험형 농장이기도 하다.

특히 이곳의 초록색 트랙터마차는 국내 양떼목장 중 오직 하늘목장에서만 탈 수 있는 명물이다. 마차에 몸을 싣고 목장 경치를 구경하고 있자면, 알프스산맥을 오르내리며 아름다운 산경을 선보이기로 유명한 빨간색 리기열차가 부럽지 않다.

트랙터마차를 타면 약 15분간 가파른 3㎞ 언덕길을 올라가며 중간에 한번 정차한다. 별도의 비용으로 7000원이 들지만 걸어 올라가려면 1시간 가까이 걸리니, 시간 여유가 없거나 걷기에 자신 없는 이는 고려해볼 만하다.

군데군데 나무가 우거진 오솔길을 지나 종착역에 도착하면 해발 1000m 고원이다. 종착역인 하늘마루 전망대에 서자 상쾌한 바람이 옷깃을 펄럭인다. 날씨가 맑은 날엔 알펜시아 스키점프대와 황병산 등 대관령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날씨가 흐린 날엔 동해바다에서 올라온 해무 속을 거닐어볼 수 있는 곳이다.

보어염소·산양 등에 건초를 주는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여기서 트랙터마차를 타고 갈지 아니면 50여분 걸을지 내려가는 방법을 선택하면 되지만 시간 여유가 된다면 걸어보길 추천한다. 경치도 좋지만 호기심 많은 동물이 슬금슬금 사람 구경 오는 걸 보는 재미가 있어서다. 특히 카메라를 들고서 마침 초록색 우비까지 입은 사진기자는 방목된 젖소들에게 인기 폭발.

“사육사 유니폼 우비가 초록색이라서 밥 주는 줄 알고 따라다니나 봐요. 카메라를 들고 있으면 꼭 소 주둥이 같아서 친구인 줄 알고 다가오기도 해요.” 하늘목장 이동길 팀장의 설명이다.

아기동물원에서도 장난기 많고 귀여운 동물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다. 포니와 보어염소·산양 등 이색적인 동물들에게 건초주기 체험도 해볼 수 있다.

갓 짠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


하늘목장에서 짠 우유로 만든 요구르트와 아이스크림 맛보기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또 하늘목장 카페에서는 1만원에 라탄바구니와 돗자리 등이 든 피크닉 세트도 빌릴 수 있다. 대관령은 취사가 불가능한 지역이라 목장 내에 식당이 없으니, 도시락을 준비해 목가적인 풍경을 즐기는 것도 추억을 쌓는 한 방법이다.


평창=이연경, 사진=김도웅 기자 worl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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