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랭지채소 수급안정에 총력…농가 ‘든든’

입력 : 2020-01-03
강원 평창 대관령원예농협 유영환 조합장(앞줄 맨 왼쪽)과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 〃 오른쪽) 등이 지난해 8월 고랭지 무·배추 수확철을 맞아 무밭을 방문, 작황을 점검하고 있다.

[우리가 최고] 강원 평창 대관령원예농협

2014년 대규모 저온저장고 마련 무·배추 원물 상시 비축체계 구축

계약재배 전남·충남 등으로 넓혀 작물 수확까지 직접 품위 관리하고

출하 물량·시기 분산해 수취값 지지 김장철엔 소비자 물가안정에 기여

농가 판로확대 위해 절임배추도 생산
 



“농협에서 매취사업을 통해 계약재배한 노지채소를 전량 관리하고 또 수확까지 도맡아 하고 있어요. 덕분에 조합원들 입장에선 시세변화 등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농사에만 집중할 수 있어 얼마나 안심되고 편한지 모릅니다. 또 농협이 수취값까지 높게 매겨주니 산지 유통상인들도 더는 가격횡포를 부릴 수가 없어요.”

최근 강원 평창 대관령원예농협(조합장 유영환) 산지유통사업소에서 만난 농민 최영길씨(58·횡계면 횡계5리). 6만6115㎡(2만평) 규모로 고랭지 무·배추 농사를 짓는 최씨는 대관령원협의 ‘노지채소수급안정사업’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늘어놓았다.

대관령원협은 2014년 평창군 방림면 방림농공단지 내 채소사업소(소장 김현기)를 준공하며 전국적인 기대를 모았다. 연 6000t 이상의 무·배추 원물을 저장할 수 있는 저온저장고가 들어서면서 상시 비축체계가 구축돼서다. 특히 해마다 가격 급등락을 반복해온 고랭지 농산물의 수급·가격 안정이 이뤄질지 시선이 집중됐다.

대관령원협은 우선 계약재배 산지를 전남 해남과 진도, 충남 예산 등 전국으로 확대해 봄·가을·월동 배추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이따금 수급불안이 발생하면 출하 물량과 시기를 분산해 수취값 지지에 적극 나서며 농가가 영농의욕을 잃지 않도록 했다. 또 하루 40t씩 연간 1만2000t의 절임배추를 생산할 수 있는 절임시설을 활용, 농협하나로유통·종가집·동원 등 국내 대형 수요처와 연중 고정계약을 체결했다. 2016~2018년 판매된 절임배추 물량만 1만4819t(245억9700만원 상당)에 달한다. 이로써 판로확대와 함께 지역 내 고용창출 등 부가적인 효과도 거뒀다. 대관령원협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무·배추 아주심기(정식) 후 21일째부터는 농협이 수확 때까지 책임지고 관리하는 매취사업을 진행해 농민들의 부담을 모두 떠안았다. 농산물 품위유지를 위해 직원들이 팀을 꾸려 전국 곳곳의 포전을 돌아다니며 생육상태와 방제현황 등을 일일이 확인하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황재윤 과장은 “띄엄띄엄 있는 포전들을 빠짐없이 살펴보려면 매일 새벽에 출근해 하루 평균 150~200㎞를 주행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그래도 전국적인 출하물량을 대관령원협에서 관장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관령원협의 역할은 특히 빛났다. 여름철 고랭지 무·배추 값이 큰 폭으로 내리자 대관령원협은 정부에 산지폐기 관련 지원을 확대해줄 것을 적극 건의했다. 반면 11월 김장철을 맞아 배추값이 오르자 비축물량 가운데 1400t을 방출해 소비자 물가안정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유영환 조합장은 최근 ‘2018 물가안정 유공 정부포상 시상식’에서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했다. 또 대관령원협은 지난해 7월 강원농협지역본부로부터 도내 ‘농가소득 증대 우수사무소’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고랭지채소전국협의회장이기도 한 유 조합장은 “그동안 대관령원협이 농가소득 증대와 물가안정을 위해 앞장선 부분에 대해 조금이나마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앞으로도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위한 농협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평창=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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