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한 욕실엔 ‘스파티필룸’ …건조한 사무실은 ‘선인장’

입력 : 2020-01-15
스파티필룸

반려식물 안내서 (1)처방전 (중)주변 환경에 따른 식물 선택

공중식물 ‘틸란드시아 이오난사’

스프레이로 물 뿌리고 환기 잘하면 차 안에서도 키우기 적당

햇빛과 바람이 잘 드는 창가엔 추위에 강한 ‘율마’ 둬도 OK
 



세상엔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반려식물이 그렇다.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사랑하는 마음이 넘쳐난다 한들 식물을 제대로 키워내기가 쉽지 않다. 내 환경이 어떤지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반려식물을 선택해 키워야 하는 이유다.



◆어두운 실내=식물이 잘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빛이다. 하지만 도시의 주택 내부는 빛이 부족하기 쉽다. 창이 남향이 아니거나 반지하여서 전체적으로 집에 빛이 부족한 경우도 있고, 침실이나 주방 등 공간의 기능상 의도적으로 빛을 차단한 경우도 있다. 이런 공간에서 반려식물을 길러야 한다면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을 선택하자.

스파티필룸은 햇빛이 거의 없어도 살 수 있는 대표적인 식물이다. 형광등이나 백열등 같은 인공조명이 비추는 곳에서도 잘 자라고 꽃도 피우기 때문에 집 안 어느 곳에 둬도 좋다. 습기가 많은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욕실 같은 습한 공간에 두면 제격이다. 공기정화기능도 뛰어나니 금상첨화다.

브라질이 원산지인 베고니아는 빛이 너무 강한 곳에 두고 키우면 잎이 연두색으로 변하는 식물이다. 오히려 빛을 피해 그늘에 두고 키우는 것이 좋은데 흰색·노란색·분홍색 등 다양한 색의 꽃이 연중 피고 지기 때문에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밖에도 테이블야자·호접란 등이 그늘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다.



◆외풍이 심한 베란다=아파트 베란다는 집 안에서 햇빛이 가장 잘 들어오는 공간이다. 창문만 열면 통풍도 잘되니 식물을 키우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로 보인다. 하지만 요즘 같은 겨울에는 집 안에서 가장 추운 곳이 베란다다.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추울 때는 5℃ 이하로 떨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베란다에서 키울 반려식물은 빛을 좋아하면서 추위에 강한 것들로 고르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율마를 추천한다. 햇빛과 바람이 잘 드는 창가에 두고 키우는 것이 권장되기 때문이다. 생육 적정온도는 15~20℃이지만 최저 5℃까지 견디기 때문에 겨울 베란다에서도 잘 버틸 수 있다. 다만 외부 온도가 너무 떨어지는 날에는 거실로 들여놓거나 베란다 안쪽으로 옮겨주는 것이 좋다. 율마는 피톤치드를 많이 뿜어내는 식물이기도 한데, 집 안에 두면 레몬향이 나 실내 공기를 상큼하게 만들어준다.

음이온을 많이 생성하는 팔손이, 추위에 강한 관음죽·남천 등도 키워볼 만하다.



◆건조한 사무실=통풍이 쉽지 않고 사람들이 밀집해 있으며 사무기기가 많은 사무실은 건조하기 십상이다. 게다가 햇빛이 잘 들지 않아 온종일 조명을 켜두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공간에서는 간접광을 좋아하고 건조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식물을 키우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것이 선인장이다. 선인장은 25℃ 이상 더운 날씨에 직사광선을 오래 쬐면 화상을 입을 정도로 햇빛에 약하다. 습도에도 약해 키울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물을 많이 주는 습관일 정도다. 게다가 시중에 판매되는 선인장은 모양도 색깔도 다양한 데다 크기가 작은 것도 많으니 사무실 책상 한쪽에 두고 키우기에 이보다 좋은 선택은 없다.



◆밀폐된 차 안=차 안에서 식물을 키우는 것이 가능할까 의심스럽겠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흙이 필요 없고 물을 주지 않아도 되는 식물을 키우면 된다. 일명 공중식물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흙에 뿌리를 내리지 않고 잎으로 공중의 수분을 흡수해서 살아간다. 크기도 작아 차 안에 두기에 부담이 없다. 가끔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주고 창문을 내려 환기만 시켜준다면 차 안에서도 키울 수 있다. 시중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틸란드시아 이오난사다. 길고 뾰족한 이파리가 둥글게 뻗어난 모양인데 마치 파인애플잎 같다. 적당한 용기에 담아 걸어두거나 평평한 면에 고정해두면 된다.

이상희 기자 montes@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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