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평범한 호흡 속에 담긴 삶의 진리 읽기

입력 : 2020-06-26

정신 건강을 위한 명상법 (6)들숨날숨 알아차리는 명상

숨이 들고 나는 자연스러운 과정 중

피부와 공기 맞닿은 느낌 감지해야
 


‘수식관 호흡 명상’의 연장선에 있으면서 조금 더 깊이가 있는 ‘들숨 날숨을 알아차리는 명상’을 배워보자.

필자가 처음 명상에 입문해 호흡 명상 수련을 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어떻게 호흡 같은 평범한 생리기능으로 명상을 한다는 거야?”라고 의아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도 그럴 것이 단어가 주는 어감을 떠올렸을 때, 명상은 일상의 것들보다는 오히려 신비감 등과 더 잘 어울리는 듯한 막연한 환상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명상의 목적을 관조해보면 일상을 벗어난 명상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오히려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매일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현실을 떠난 어떤 초월적인 상태를 명상으로 도달하고자 한다면 그것이 과연 바른 명상인지 의문을 가져야 할 것이다. 명상은 반드시 현실을 온전히 살아가기 위한 방편이어야 하며, 현실에 뿌리를 내린 지혜의 원천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우리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호흡은 하루 24시간 매 순간 우리와 함께한다. 생명의 시작이자 끝인 호흡은 인생의 다른 어떤 것들보다 현실적이다. 또 육체와 정신의 사소한 변화를 한치의 더하고 뺌도 없이 그대로 드러내는 호흡을 명상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은 지극히 평범함 속에서 최상의 비범함을 읽어낸 것이다. 따라서 호흡을 ‘알아차림’ 한다는 의미는 단순히 집중이나 이완의 수준을 넘어 삶 자체를 알아차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들숨 날숨을 알아차리는 명상은 테크닉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피부와 공기가 만나는 일련의 느낌을 지속적으로 알아차리면 된다. 핵심은 그저 ‘자연스러운 호흡을 의도적 개입 없이 알아차림 하는 것’이다.

호흡을 알아차림 할 때 주의사항이 있다. 너무 과도한 의지를 갖고 집중하면 호흡이 짧아지면서 상기(上氣)돼 머리 쪽으로 열이 올라온다. 그럼 두통이 생기거나 몸이 불편할 정도로 더워지는 반면 손발과 배는 차가워지면서 불편해질 수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호흡 명상의 균형이 깨진 것이므로, 잠시 명상을 중지하고 일상적인 호흡을 회복한 다음 다시 자연스러운 호흡을 알아차림 하면 된다.

또 의식이 숨을 따라 몸속으로 들어가지도, 몸 밖으로 나가지도 말아야 한다. 오직 피부와 공기가 만나는 지점을 자연스럽게 알아차리면 된다. 피부와 공기가 만나는 지점에 과도하게 집중하면 피부가 딱딱해지거나 마비가 오는 것처럼 얼얼해지고 경직될 수 있다. 그럴 땐 피부와 공기가 만나는 지점을 살짝 벗어난 허공에 집중하는 느낌으로 명상을 하면 위에 언급한 불편한 느낌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숨이 들어오고 나감을 알아차린다는 건 ‘숨이 들어오네’ ‘숨이 나가네’ 하는 식으로 생각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저 피부와 공기가 닿는 느낌만 알아차리는 것을 뜻하므로, 생각으로 호흡을 알아차리지 않도록 한다.



들숨 날숨을 알아차리는 명상법


1. 가능하면 명상에 방해가 적은 시간과 공간을 선택한다.

2. 좌선을 추천하지만 불편하다면 의자에 앉아도 된다. 가슴을 편안히 열고 팔은 자연스럽게 늘어뜨린다. 손등은 치골 앞에 떨구거나 무릎 위에 둬도 좋다.

3. 눈은 가볍게 감아 집중력을 높인다.

4. 의식을 코 부근에 집중한 채로 자연스럽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기를 수차례 반복한다. 마음이 조금 안정되는 느낌이 들 때까지 자연스럽게 숨을 쉰다.

5. 들숨에서 숨이 들어오는 과정을 피부와 공기가 맞닿는 느낌을 통해 알아차린다. 숨이 길게 들어오면 길게 들어온다고 알아차리고, 길게 나가면 길게 나간다고 알아차린다. 숨이 고요해지면 호흡이 들고 나는 것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미세해질 것이다. 호흡을 느끼기 위해 억지로 숨을 길거나 짧게 쉬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공기와 피부가 만나서 호흡을 알아차렸던 부위에 집중하면 된다.

6. 위 과정을 온전히 경험하면 더 미세한 수준의 호흡도 알아차릴 수 있다.



<권수련 아힘사요가&명상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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