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건강을 위한 명상법 (9)참회의 명상
세상살이 관점 저마다 달라도
행복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아
우리 모두의 행복이 최상의 가치
죄의식에서 벗어나고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참회의 명상’을 배워보자.
사람이라면 누군들 다른 사람을 의도적으로 아프게 하고 해치고 싶겠는가. 간혹 누군가 다른 존재들에게 상처를 주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는 일도 일어나지만, 그 역시 처음부터 작정한 경우가 얼마나 되겠는가. 사람이든 동물이든 일이든 처음에는 좋은 마음으로 대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차차 욕심이 생기거나 오해가 쌓이거나 모욕 또는 차별을 당했다는 인식이 생긴다. 그러면서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본인 나름의 방법으로 분노를 풀려다보니 결국 작게는 모진 말과 행동을 하는 수준부터 크게는 생명을 앗아버리거나 어떤 상태를 파괴하는 수준까지 확대됐을 것이리라.
간간이 아무 이유도 없이 타인을 해치고 생명과 재산을 강탈하는 뉴스를 듣게 된다. 하지만 명상적 관점에서는 아무 이유가 없어 보이는 경우에도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고 본다. 우리가 다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에서 어떤 식이든 이유가 있으리라고 여기는 것을 바른 견해라고 인식한다. 우리의 정의 관념으로 보기엔 분노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생각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러나 어떤 이들의 적의와 분노에 찬 행위에 대해 우리 역시 적의와 분노로 되갚아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갈등과 상처도 치유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분노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마다 인생을 살아가는 가치가 있을 것이다. 크게 세가지 관점으로 정리해본다. 첫째는 섭리론, 둘째는 우연론, 셋째는 인과론이다.
섭리론은 창조주 같은 신이 있어서 인간과 천지만물을 창조했으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 역시 그분이 주재한다고 보는 관점이다. 이 경우 벌어지는 모든 일은 신의 섭리이고 계획이기에, 인간은 신의 계획 안에서 신이 자신의 무지를 일깨우며 결국 선으로 이끌어주시리라는 믿음 안에서 순종한다. 그분의 뜻이 이해되고 받아들여질 때까지 자신의 믿음을 키워가면 된다. 믿음을 은혜라고 하는 이유는 믿음이라는 것이 인간적 수준에서 쉽게 이해되기 어렵고, 받아들일 수준을 넘어서는 상황이 삶의 고비에서 많기 때문일 것이다.
우연론은 신·사후세계·인과 등을 받아들이지 않고 모든 것은 우연히 발생하고 우연히 소멸한다고 바라보는 관점이다. 이 관점을 받아들이면 삶에서 자신이 규정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릴 필요가 없기에 자칫 쾌락주의나 도덕부정론에 빠질 수 있고 생명경시 풍조를 일으킬 수 있다. 모든 것이 우연일 뿐이라면 자신의 욕구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겠는가.
인과론은 모든 것은 원인과 결과에 따르므로 현재의 결과는 이전 시점에서의 원인이 성숙돼 드러난 것으로 바라보는 관점이다. 인과론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면 우리의 기억과 연산이 정밀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억의 한계 내에서 자신이 지은 원인과 현재의 결과를 정밀하게 연산해낼 수 없는데 어떻게 그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위 세가지 관점 중 어떤 것을 받아들일지는 철저히 개인의 몫이다. 하지만 어떤 선택이든 자신과 타인이 좀더 행복한 결과를 경험할 수 있는 선택이었으면 한다. 참회 명상의 대전제는 ‘모든 존재가 다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위 세가지 인생의 관점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들 관점이 전혀 다른 색깔을 띠지만 그 공통분모는 ‘행복’이다. 우리는 스스로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점에서 모두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그러하기에 내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면 남 역시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것이 서로에게 최상의 가치가 된다. 내가 행복해지기를 원하면서 남의 불행을 바라는 건 있을 수 없는 것을 바라는 일임을 직시해야 한다.
이미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러나 참회의 명상을 통해 죄의식과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자신 때문에 상처받고 고통당한 이들에게 온 마음으로 참회하고, 다시는 그와 같은 행위들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계기로 마음을 다잡아간다면 앞으로의 삶은 더 밝아질 것이다.
참회 명상법
명상 전이나 후에 아래의 문구를 암송하며 자기반성의 시간을 보내본다.
기억하든 못하든, 의도를 이해했든 못했든 지어진 모든 선하지 못한 행위를 참회합니다.
고통받으신 모든 존재들께 온 마음으로 참회하며 용서를 구합니다.
부디 이 참회를 받으시어 모든 고통스러운 기억으로부터 벗어나시어 이 시간 이후로는 항상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다시는 선하지 않은 행위를 짓지 않겠습니다.
이미 일어난 선하지 않은 행위는 지금 바로 중지합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선하지 않은 행위는 일으키지 않습니다.
이미 일어난 선한 행위는 지속합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선한 행위는 지금 바로 일으킵니다.
모든 존재가 항상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권수련<아힘사요가&명상원장>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