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건강을 위한 명상법 (11)용서의 명상
사람들은 서로 가진 가치관 달라 인생에서 상처 주기도 받기도 해
대화로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한계
편안히 앉아 잠시 호흡 고르고 상처 직시하겠다는 의지로 명상
고통스럽지만 나를 위해 용서를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자의든 타의든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의식적일 수도 있고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상처의 주된 원인은 서로 가진 가치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나에게는 사소한 문제지만 상대에게는 중요한 사안에 대해 너무 쉽게 이야기하거나 소홀히 다룬다면? 나는 별다른 의도가 없었음에도 상대는 전혀 예상치 않은 상황에서 예상치 않은 수준으로 크고 작은 상처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자신 역시 타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자신의 가치 수준에 의해 상처받을 수도 있다는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가 명상을 통해 관념적 가치 너머 있는 그대로의 가치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각자가 가진 다른 관념적 가치를 다 알 수 없고 다 맞출 수도 없다.
따라서 아무리 조심하고 배려한다고 해도 관념적 가치 체계에서는 상처를 주거나 받는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명상하지 않거나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지 않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좀더 진솔한 대화를 통해 각자가 가진 서로 다른 가치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이해를 통해 타인의 가치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노력은 항상 필요하고,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대화나 경청을 통해 서로 상대를 배려하더라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상처를 줄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래서 결국 외적인 조건을 만족시키는 방법으론 상처를 주지 않거나 받지 않을 수 없다는 근본적 한계를 직시해야 한다.
특정한 관계에서 상처를 줬거나 받았을 때 서로 충분히 대화하고 오해를 풀고 공감하고 용서를 구해서 그 관계가 회복됐을지라도 다른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런 진솔한 관계를 만들지 못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는다. 그리고 서로 진솔한 대화와 공감을 통해 상처를 줬던 상황이 봉합됐다 할지라도 여전히 자신이 규정한 상처의 조건이 바뀌지 않는다면 결국 같은 대상을 통해서든 다른 대상을 통해서든 또다시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상처의 본질은 행위 자체에 있다기보다 각자가 규정한 가치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세상 모든 사람 또는 환경과의 관계에서 상처받지 않으려면 자신이 규정한 가치를 조금 더 유연하게 바라봐야 한다.
관계의 얽힘을 풀어낼 수 있는 ‘용서의 명상’을 배워보자. 이해를 기반으로 한 용서의 명상으로 두가지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번째 방법은 ‘자신이 규정한 가치로 인해 상처받는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명상법’이고, 두번째는 ‘자신이 규정한 가치로 인해 상처받는다는 것을 이해하는 이들을 위한 명상법’이다.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려면
◆자신이 규정한 가치로 인해 상처받는다는 것을 이해 못하는 이들을 위한 명상법
1. 명상 자세로 편안히 앉는다. 마음을 고요히 하기 위해 잠시 호흡을 고르는 시간을 갖는다.
2. 상처받았던 일과 상처 준 대상을 떠올린다. 몸과 마음으로 느껴지는 상처의 감정을 느껴본다. 처음에는 상처받는 상황 자체를 다시 떠올리는 것이 많이 불편하고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상처는 직시해야 치유될 수 있음을 상기하고, 어렵지만 그 상처를 직시하겠다는 의지를 내어본다.
3. 그 상태가 얼마나 아프고 고통스러운 느낌인지 상기하고 아래와 같이 생각해본다. ‘상처를 받았던 상황을 떠올리면 얼마나 아프고 고통스러운지 알기에, 다른 어떤 누구에게도 내가 받았던 상처의 아픔을 느끼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비록 나에게 상처 준 이 역시 지금은 다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없을지라도 내가 그를 용서하지 않는 한 그 고통은 온전히 나의 몫으로 남기에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그를 용서하고자 합니다.’
4. 3과 같이 되뇐 후 자신의 몸과 마음의 느낌을 깨달으면 좀더 편안하고 이완된 상태를 느낄 수 있다.
◆자신이 규정한 가치로 인해 상처받는다는 것을 이해하는 이들을 위한 명상법
1. 명상 자세로 편안히 앉는다. 마음을 고요히 하기 위해 잠시 호흡을 고르는 시간을 갖는다.
2. 내가 가진 상처의 기준을 떠올린다.
3. 처음에는 내가 가진 상처의 기준으로 상처받았던 일을 떠올린다. 몸과 마음에 와닿는 느낌을 온전히 깨닫는다. 고통스러운 느낌이나 아픈 감정을 느껴본다.
4. 다음으로 내가 가진 상처의 기준을 바꿔 상처로 해석하지 않는 다른 기준을 선택한 후 위의 상처받았던 일을 떠올린다. 몸과 마음에 와닿는 느낌을 온전히 알아챈다. 고통스러운 느낌이나 아픈 감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느껴본다.
위에 제시한 것 중 어떤 방법이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통해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살면서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지만 결국 인생은 홀로 가는 것이다. 따라서 내게 상처가 있다면 상처를 준 이들을 용서하고 행복해지시길.
권수련<아힘사요가&명상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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